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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

블루올카 2022. 8. 10.

20세기 마지막 30년 동안 진화의 개념이 심리학 이론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애착 이론과 융 심리학은 모두 진화생물학에서 차용한 것이다. 사회생물학은 진화론의 관점에서 사회적인 행동을 이해한다. 이에 따르면, 사회적 행동의 일부는 유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진화의 작용에 의해 남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수천 세대를 거쳐 어떤 행동이 유지된다는 것은 진화적인 목적을 충족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방식은 사람을 제외한 동물의 연구에 처음으로 적용되었다. 진화론이 인간의 사회적 행동 연구에 엄격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진화심리학이란 인간 행동의 진화론적인 뿌리에 특정적으로 초점을 둔 사회생물학의 파생물이다.

 

1. 다윈의 진화론과 심리학의 관계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학의 모든 면을 설명해주는 중심적인 틀이다. 생물학의 모든 점은 진화라는 틀 안에서 이해된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생물학적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의 행동 또한 우리의 생명 활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진화 원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우리의 행동이 유전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면 학습이 무슨 소용 있을까?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은 모두 우리의 행동이 유전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유전이 가능한 행동 범위, 우리 행동의 한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행동의 대부분은 방대한 훈련 없이는 나타날 수 없다. 예를 들어 글씨를 배우지 않고 책을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글을 읽을 수가 없다. 적절한 상황이 뒷받침될 경우에만 유전적인 요소로 인해 글 읽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고양이, 개, 비둘기는 아무리 가르친다 해도 글을 읽게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가르쳐도 인공적인 보조 수단 없이 인간을 날게 만들 수가 없다. 따라서 유전은 우리 행동의 잠재력을 결정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유전 하나만으로 구체적인 결과를 볼 수는 없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학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었으며, 과학자들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2. 자연선택과 특성

유전적 기반을 둔 특성들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될 가능성에 자연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뜻한다. 그 과정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한 집단이 가진 어떤 특성이 변화해야 한다. 둘째, 그 특성은 분명 어느 정도 유전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셋째, 특성의 한 버전이 다른 버전보다 환경에 더 잘 적응하도록 바뀌어야 한다. 그 결과, 보다 적응력이 뛰어난 특성을 가진 동물들이 자손을 더 많이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것이다. 찰스 다윈이 처음 기록한 밝은 색 나방과 어두운 색 나방을 예로 들어보자. 영국에는 밝은 색 나방과 어두운 색 나방, 이렇게 두 종류의 나방이 있다. 원래는 밝은 나무에 매달린 어두운 색 나방들이 쉽게 눈에 띄어 새들의 먹이가 되는 바람에 밝은 색 나방의 수가 어두운 색 나방보다 더 많았다. 그 당시에는 밝은 색이 어두운 색보다 더 적응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결과로 나무들이 그을음에 뒤덮이게 되었다. 이는 곧 그을음에 뒤덮인 나무껍질에 매달려도 더 이상 어두운 색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밝은 색 나방보다 어두운 색 나방이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제 밝은 색 나방이 새들의 눈에 띄기 쉬운 표적이 된 것이다. 따라서 어두운 색 나방이 더 많이 살아남아 새끼를 낳으면서 다음 세대로 유전자가 전달되어 밝은 색 나방 수에 비해 어두운 색 나방의 수가 더 증가했다. 나방의 색 때문에 자연선택이 작용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말하면 자연선택이라는 다윈의 개념은 한 집단 내 다양한 구성이 이루어지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내에서 한 가지 특성이 다른 특성보다 더 많아지게 된 이유만 설명해준다.

 

3. 번식 성공도와 진화의 상관성

진화는 번식 성공이라는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생명체의 경우 그들의 유전자와 유전자와 관련된 특성이 대를 이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대를 잇는 것은 곧 생존을 의미한다. 어떤 특성이 집단 내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면 그것은 그 특성을 가진 이전 세대의 유전자가 현재까지도 살아남았다는 뜻이 된다. 진화적 적응도는 한 세대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능력을 말한다. A라는 유전자가 이전 세대보다 현세대에 더 많다면 A유전자를 가진 생물이 진화적 적응도를 가진 것이다. 반대로 세대가 바뀔수록 B유전자가 점점 감소한다면 B유전자를 가진 생물은 적응도가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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